2024년 5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기도가족께 올립니다.
온 세상의 꽃들이 입을 모아 하나님을 찬양하는 계절입니다. 라브리 마당에도 철쭉이 활짝 피었습니다. 꽃마다 온도와 햇볕 등에 따라 꽃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무리 흔한 철쭉이라 하더라도 꽃피는 시기를 놓치지는 않습니다. 꿀벌들도 일해야 하는 때가 오자,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자기의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눈이 부시도록 찬란합니다.
이렇게 꽃과 벌은 창조주 하나님께 순종하여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꿀을 모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데, 하나님을 닮았다고 하는 인간들은 행여 다른 사람들에게 눌릴세라 서로 싸우느라 병이 들어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봄은 찬란하나, 어른들의 마음속은 옳고 그른 것도 분별하지 못하고 욕심으로 가득하고, 아이들의 가슴은 어른들의 욕심에 이리저리 치이고 휘둘려 멍이 들었습니다.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오래 참으시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울부짖습니다. “이들을 버리지 마시고 불쌍히 여겨주셔서 그 영혼에 생명의 봄을 불어넣어 주소서.”
저희는 고난 주간은 길고 부활절은 너무 짧은 것 같아서, “부활절 다음 주간에도 여전히 부활 주일처럼 축제를 벌여야 한다.”라고 말한 톰 라이트의 제안을 실천해 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자신은 부활을 기뻐하는 열광적인 파티를 벌이지 않으면서, 왜 사람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의아해한단 말인가?” (톰 라이트,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384-385)
저희는 부활의 기쁜 소식과 그 능력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맛보기 위해, 손님들과 샴페인을 터뜨리기도 하고, 부활절과 관련된 성경과 책을 읽기도 하는 등 그 다음 주까지 부활절 파티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창밖에 펼쳐진 아름다운 수목장을 내다보며, 부활의 날에 이곳에서 성도들이 같이 손잡고 일어날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그날은 얼마나 더 아름답고 영광스러울까요?
최근에 저는 라브리를 세우신 프란시스 쉐퍼 목사님의 <진정한 영적 생활>이란 책을 다시 읽게 되었는데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현재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 하는 주제를 다룬 책 중에 이 책보다 더 좋은 책을 저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바른 영성은 추상적이거나 감정적으로 하나님과의 하나 됨 (신인합일)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그대로 믿고 순간순간 그 죽음과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이것을‘연합’이라고 하지요.
쉐퍼 목사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말하자면 매 순간순간 모든 것에 대해서 죽고 하나님에 대해서는 사는 것인데, 그것은 마치 우리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난 것처럼 매 순간순간을 믿음으로 현재의 생활 안으로 발을 딛고 들어오는 것이다. 적절한 부정이 있은 연후에 비로소 진정한 긍정이 있는 것이다.”(프란시스 쉐퍼, 진정한 영적생활, 쉐퍼 전집 3권, 338)
지난 봄학기에는 광식, 남정 집사께서 헬퍼로 도와주셨습니다. 맛있는 식사와 대화, 꽃 심기, 집 관리 등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5월부터는 시간 내기가 어렵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시간이 되면 도와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조용히 돕고 있는 또 한 명의 헬퍼는 혜진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에 감사드리며, 건강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봄학기에 찾아온 손님 중에 하늘담은교회 가족들이 생각납니다. 지난 2월에 제 남편이 그 교회에 가서 설교를 하고 왔는데, “쇠뿔도 단김에 빼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모님께서 곧바로 십여 명의 청소년들 (16-22세)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지금도 귀에 남은 말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믿지 않으면서도 믿는 척하거나, 혹시 불신앙적인 질문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두려워서 묻지도 못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누군가가 내 위에서 나를 조종한다면 내 마음대로 살 수 없잖아요?” 그들이 언제 기독교는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대답을 주는 진리이며, 하나님은 CCTV처럼 우리를 감시하는 폭군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될까요?
지난 학기에 왔던 스페인 청년 쟈비르 (Javier)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는 카톨릭 가정에서 자랐으나 현재는 다원주의자가 되어 있습니다. 세례는 받았으나 아직 예수님을 믿을 생각이 없다는 한 선생님, 여러 종교와 신학의 세례를 받아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예술가...... 이들의 가슴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열매를 맺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손님들을 잘 섬길 수 있는 간사들을 보내주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여름에는 5월 11일부터 6월 28일까지는 주말만 개방하고, 6월 29일부터 7월 30일까지는 매일 개방합니다. 올해도 높은뜻씨앗학교 10학년 학생들이 5월에 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과학혁명의 구조, 기독교 패러다임, 환경과 생태에 대한 강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림과 함께 성경 읽기’를 시도합니다. 진부한 성경이 아니라 살아있는 성경 말씀이 되도록, 그리고 학생들의 필요를 잘 채워줄 수 있도록 간사들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강의뿐 아니라 이 학생들을 보내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라브리 일을 오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손님들이 올 때면 언제나 떨립니다.
기쁜 소식을 알려 드릴게요. 6월 29일부터 7월 30일까지 계속 개방하는 기간에는 여러 헬퍼들이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광식 남정 집사 부부, 태윤 현지 부부, 탄자니아에서 돌아온 현지 동생 준호, 한동대 학생 성진, 그리고 혜진이가 돕기로 했습니다. 태윤 현지 부부는 생후 7개월 된 아들 아루와 함께 옵니다. 더운 여름을 모두 건강하게 팀워크를 이루어,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사람들을 잘 섬기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는 마음에 가슴이 설렙니다. 아울러 여름을 나는데 필요한 재정을 위해서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라브리채플과 정다운마을 가족이 같이 드리는 예배는 매주 기쁜 마음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다운 마을 가족들은 라브리 채플 가족 중에 누가 예배에 빠지면, “왜 안 나왔느냐?”라고 묻거나, “한 주 동안 보고 싶었다.”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정다운마을 예배에 참석하시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으실 것입니다. 특히 불편한 몸으로 예배실 준비와 예배 순서 PPT를 책임지고 있는 상래씨, 그리고 장애우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라브리채플 가족들이 성령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사랑하는 기도 가족 여러분의 기도와 헌금 없이는 한국라브리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필요를 구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여러분께서는 기도하며 헌금도 보내고 계십니다. 믿음으로 주고받는 이 아름다운 동역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이기에, 그 영광과 감사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께서 매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함께 살아내지 못하고 계신다면 저희는 너무나도 가슴이 아플 것입니다. 라브리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못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해, 예수님께서 몸소 주신 선물을 누리지 못하고 계신 거지요. 먼 훗날이 아닌 바로 지금, 예수님과 함께 죽고 사는 진리를 맛보는 축복을 누리시기를 무엇보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4년 5월 3일
양양에서 박경옥 올림
L'Abri Newsletter, May 2024
Dear praying family,
We are now in a season when flowers across the world are growing and joining together to praise God. Azaleas are in full bloom in L’Abri’s yard. Although each type of flower has a slightly different blooming time depending on the temperature and sunlight, each one does not fail to blossom. When the time comes for honeybees to work, they diligently fly around and do their job. Even this morning, God’s created world is dazzling.
In this way, flowers and bees obey our Creator God and give Him glory by blooming and gathering honey when the time is right. However, we humans who are said to be made in the image of God are busy oppressing and fighting one another to the point of sickness and death. Spring is brilliant, but the hearts of adults are full of greed, unable to discern what is right or wrong, and prone to bruise children’s hearts as a result of self-centeredness. I hold my bitter heart and bow down before the long-suffering God, crying out, “Please don’t abandon them, but take pity on them and breathe the spring of life into their souls.”
We felt that Holy Week was long and Easter was too short, so we put into practice N.T. Wright’s suggestion that “the week after Easter should still be celebrated as if it were Easter Sunday.” He further says: “Why do we wonder why people don’t believe in the resurrection of Jesus when we ourselves don’t have wild parties celebrating it?” (N.T. Wright, Surprised by Hope, 384-385).
In order to taste and experience the good news of the resurrection and its power for a little longer, we continued our Easter celebration until the following week, popping champagne with our guests and reading the Bible and other books related to Easter. We also looked out at the beautiful tree-lined fields natural memorial garden our window, imagining saints standing hand-in-hand on the day of resurrection. How much more beautiful and glorious will the day of Jesus’s return be?
Recently, I reread True Spirituality by Francis Schaeffer, the founder of L’Abri. I have yet to find a better book on the subject of how to live out the death and resurrection of Jesus in our current lives. True spirituality is not an abstract or emotional pursuit of oneness with God; rather it is living out, moment-by-moment, the belief in the death and resurrection of Christ. In the Bible, this is called union.
In Schaeffer’s words: “In other words, we die to everything and live to God at every moment. We step into the present life with faith as if we had been raised from the dead. There is real affirmation after proper denial” (Francis Schaeffer, True Spirituality, volume 3, 338).
This past spring, Gwang-shik and Nam-jeong served as helpers. They provided great support through delicious meals, conversation, gardening, and house maintenance. Though they will have difficulty finding time to help in May, both promised to serve when they can. Another helper who has been quietly helping is Hae-jin. We thank you for your prayers over her health and ask for your continued prayers for her full recovery.
We had a group from Heavenly Church. Back in February, InKyung went to the church. As the saying goes, “Remove the cow’s horn while it’s short.” The pastor’s wife promptly brought a dozen teenagers (ages 16-22). Some of their words still linger in my mind: “I liked the atmosphere, because I didn’t have to pretend to believe and could ask questions without the fear of being regarded as ungodly or unbelieving.” “If someone is watching over me, I can’t just live however I want, right?” When will they learn that Christianity is the truth that gives honest answers to honest questions and that God is a God of love and mercy and not a tyrant who watches us like a CCTV?
Please pray for Javi, a guy from Spain who stayed with us only for one night. He grew up in a Catholic family but is now a pluralist. For a teacher, who has been baptized but has no intention of believing in Jesus. For an artist whose thoughts are complex and intertwined from many religions and theologies. Please pray that the seeds of the Gospel would be sown in their hearts and bear fruit. And please pray that God will send us workers who can serve these guests well.
This summer, we will only open on weekends from May 11 and daily from June 29 to July 30. Tenth grade students from Seed of God’s Will School will come again this month. They requested lectures on the scientific revolution, the Christian paradigm, and the environment and ecology. And we’ll have Bible Reading with pictures. Please pray for the Bible to become alive to the students, and please pray for wisdom for the staff to meet the students’ needs. As well as pray for obedience as we serve these God-sent students. Despite having worked at L’Abri for a long time, I always get nervous when our young guests come.
We have some good news. From June 29 to July 30 (when we will be open daily), several people will be able to serve as helpers: Gwang-shik and Nam-jeong; Tae-yoon and Hyun-ji; Hyun-ji’s younger brother Jun-ho, who returned from Tanzania; Sung-jin, a student from Handong University, and Hae-jin. Taeyoon and Hyunji will be coming with their 7-month-old son, Aru. Please pray for our health through the hot summer months and for us to work well as a team. Please also pray for our financial needs for the summer term.
The worship services held at Jeongdaun Village continue to be a joyful time. When any one of us misses services, the village members ask, “Why didn’t you come?” or “I’ve missed you all week.” If you ever attend our joint services, there is no way you won’t be moved by their character and faith. Please pray for Sangrae, who prepares the Chapel and the worship PowerPoint despite his physical discomforts, and for our Chapel family members with disabilities to be filed with the Holy Spirit.
We know, Korean L’Abri would not have existed without your prayers and gifts. While we live each day relying on the living God to help and meet our needs, you all have also prayed for us and assisted us. This beautiful partnership of giving and receiving by faith is the manifestation of the kingdom of God that the world cannot contain, so words fall short in describing God’s glory and our gratitude. We would be heartbroken if you were not living in the death and resurrection of Jesus every day, because communicating this Good News is the greatest gift L’Abri could offer. I pray that each of you will rejoice in the gift that Jesus gave: Himself. I pray earnestly that you will enjoy the blessing of dying and living with Christ, not in the distant future, but now.
Yours,
KyungOK
Translated by Ye-Jin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