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Clockwise from top left:
사랑하는 기도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3년이 시작된 것이 어제 같은데, 며칠 안 남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네요. “이럴 수가? 그 많은 날들이 언제 지나가 버린 거지?”라고 잠시 얼떨떨하다가 천천히 지난 해를 돌아봅니다.
1. 기도 가족 여러분의 위로와 끊임없는 기도, 그리고 사랑의 헌금으로 라브리의 한 해는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절묘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그 영광에 눈이 부신다고 할까요?
2. 2023년은 코로나 이후 가장 활발하게 손님을 맞았던 해였습니다. 미리 예약하고 오시는 손님들도 늘었고 지나가다 불쑥 들어오는 방문객도 늘었습니다. 예기치 않게 갑자기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도 생기고… 지난 3년간 뜸하거나 잊고 있었던 일들이 함께 살아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주말 개방을 실험한 해였습니다. 간사가 부족하기도 하고 제가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이전처럼 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교나 교회 모임 등은 주중에도 이루어졌습니다. 내년 1월에도 한 대안학교 교사 연수가 주중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3. 지난 한 해는 외부 강의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10월에 제 남편이 양양장로교회 부흥 사경회를 인도한 것은 저희에게는 큰 일이었습니다. 양양에 온 지 20년이 넘어서야 양양 기독교 사회에 받아들여진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저도 몇몇 학교와 교회, 단체에서 강의를 하였는데, 강의 준비를 제대로 할 여력이 없어서 겨우 감당했습니다. 아마 딸 혜진이의 사랑 어린 무서운 도전과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주어지는 강의와 설교 기회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성실히, 청중을 섬기는 종의 자세로, 전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지난 7월부터 라브리 채플과 라브리 가까이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정다운 마을’ 성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정다운 마을’의 성도들은 코로나 기간 3년 동안 예배를 드리지 못해 예배를 무척 사모하며, 말씀을 귀담아 주의 깊게 듣습니다. 라브리 채플 가족들은 예배 사회와 기도 등을 맡고, ‘정다운 마을’의 상래씨는 예배용 PPT를 매주 준비하고 다른 형제, 자매들은 예배 장소를 준비합니다. 지난 몇 달간 설교는 성인경, 이상기 목사 외에도 김진형 집사, 손준원 연구원, 김상래 형제가 수고했습니다. 라브리 채플 가족들은 주중에 성경 공부도 하지만, 정다운 마을 가족들은 그것도 하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기도에 정다운 마을 가족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5. 지난 해는 ‘산 소망’을 가지고 이 땅을 거쳐 가신 신앙의 선배들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같은 소망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재확인하는 해였습니다. 고 김북경 목사님과 신씨아 사모님께서 남겨 주신 유산으로 튼튼해진 옹벽과 메리 맥케인 여사의 유산으로 고친 쾌적한 화장실을 보며, 산 소망의 바통을 우리가 넘겨받았다는 현실에 새삼 놀라곤 합니다. 소망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망의 증거물을 보고 만지고 가꿀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지난 달에는 라브리의 수목장에 묻혀 계신 분들의 유족들과 정광식 집사 부부의 특별 헌금으로 수목장 수로 정비 공사가 이루어졌습니다. 부활의 소망을 안고 천국에 계신 분들과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좋은 장소가 되어, 라브리를 찾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길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트리하우스’가 우뚝 눈에 띄게 되어 마을에서는 “새로 집을 지었냐?” 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6. 지난 해는 주님께서 저희를 도와 주는 분들을 정말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태윤, 현지 부부는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도 일산에서 양양을 수십 차례 오가며 식사, 노동, 강의를 도와주었습니다. 아마 이 부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희는 그 많은 일들을 다 감당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며칠 후 현지씨는 첫 아기를 출산하게 됩니다. 건강한 출산과 이 세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8월에 라브리를 사임하고 상담사의 길을 가고 있는 이삼원 전 간사도 자주 와서 청소부터 재정 업무까지 도와주고 있습니다. 올해의 모든 공사를 감독하고 수고해 주신 정광식 집사와 부인 이남정 집사는 공사만 잘 해 주실 뿐아니라 공사 후 정리와 청소까지 함께 해 주셨습니다. 2002년 태풍 루사 이후로 20년이 넘도록 포크레인이 필요할 때마다 자기 집처럼 일을 처리해 주시는 이재경 사장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라브리의 정원을 돌보시는 문재용 집사는 가을에 휴가를 내어 소나무 가지치기를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겨울에 눈이 많이 와도 가지가 찢어지지 않게 되어 안심이 됩니다. 새해에도 돕는 분들을 많이 보내주시기를 기도해 주시고, 특별히 좋은 간사들을 보내어 주셔서 짐을 나누어 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7. 저희 가족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저희 부부는 날이 갈수록 약해지고 실수도 많아진 반면, 주님께서는 더 일을 많이 하신 한 해였습니다. 저희 어머니 (남편의 모친)는 90세에도 여전히 건강하시고 정신도 맑으시나, 잘 걷지 못하십니다. 그러나 매일 말씀도 읽고 기도에 힘쓰고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딸 혜진이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혜진이는 허리와 목 디스크를 20여 년 가까이 앓아 왔고, 최근 5년간은 소화가 안 되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네 아이들에게 온라인으로 영어를 가르치면서 라브리 등록을 담당하고 제 식사 준비를 조금씩 돕고 있으며, 요즘 들어서는 집 관리도 돕고 있습니다. 온라인 기기 덕분에 누워서도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저희 부부의 공부와 강의, 설교를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혜진이를 보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태복음 4:4)라는 말씀이 실감 납니다.
8. 제 남편이 사도행전을 이어서 설교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사도행전 21~22장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에게 나누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여기에 옮깁니다. 바울은 3차 전도 여행을 마친 후에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박과 환난이 기다린다 해도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는 데는 자신의 생명을 조금도 귀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말하며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참고: 사도행전 20:23~24) 예루살렘에서 바울은 유대인들의 소동으로 “로마 군인들에게 들려서” 군부대 내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바울은 예루살렘을 지키던 로마군 천부장에게 부탁하여, 자기를 죽이려는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은 개인적으로는 군부대 내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한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목숨은 뒤로 하고 복음을 전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소동을 피우는 무리들에게 “형제들과 어르신 되시는 동포 여러분” 이라고 부르며(사도행전 22:1, 우리말 성경)”, 매우 정중하고 침착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했을까요?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도망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복음을 전했을까요? 그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는 생각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희생은 바울과 같은 믿음의 거장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시면서까지 인간을 사랑하신 주님의 마음이 바울에게 심겨졌고, 지금도 바울처럼 안전보다 고난을 택해 세계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도, 일상생활이나 직장에서 복음대로 살기 위해 작은 순교를 감당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심겨졌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그 사랑과 마음이 식었거나 없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우리도 모르게 어느 듯 안락과 풍요에 파묻혀 생활 수준을 적당히 유지할 수 있고 우리의 욕망을 뒷받침해 주는 정도까지만 십자가를 지겠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요? 이미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사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저희 부부를 포함하여 라브리 기도가족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부르신 그 곳에서 바울과 같은 정신으로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9. 일손이 부족하여 미리 부탁을 드립니다. 헌금 및 기부금 영수증은 현재 라브리에 있는 주소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주소가 변경된 분은 문자나 전화로 알려주시기고(010-7498-0037), 이메일로 영수증을 받으시기를 원하시는 분은 라브리 메일(yangyang@labri.kr)로 알려주시면 연초에 기부금 영수증이 준비되는 대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께서 라브리의 동역자가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성탄절과 연말연시에도 주님의 은혜와 진리로 좋은 시간을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 12월 15일
양양에서 경옥 올림
December 15, 2023
Dear praying family,
It seems like 2023 started yesterday, so it is hard to believe that there are only a few days left. “Unbelievable! When did all those days pass?” I was dumbfounded for a moment before slowly looking back on the past year.
1. Your comfort, constant prayers, and loving gifts have filled L’Abri’s year with abundance. Shall I say that we are blinded by the glory of God’s will being accomplished in both what we can and cannot see?
2. 2023 was the year when we welcomed the highest number of guests since COVID-19. The number of people who made reservations in advance increased, and so did the number of visitors who stopped by unexpectedly. There were also cases when we served meals spontaneously. It seems like the things that have become rare or forgotten over the past three years are coming back to life. This year was also one of experimenting with weekend openings. This was because of a staff shortage and my older age, since I cannot work as much as I used to. However, school and church meetings continued to be held during the week. Starting January of next year, teacher training for an alternative school will also take place during the week.
3. In the past year, there were many outside speakings. Among them, the one that meant a big deal to us was the Revival Bible Study that InKyung led at Yangyang Presbyterian Church in October. Should I say that it felt like we were accepted into Yangyang Christian Society only after 20 years of surviving in Yangyang? I also gave lectures a few schools, churches, and organizations, but I barely managed to prepare for them properly. Giving them would have been impossible without my daughter Hae-jin’s loving and fierce drive to accept challenges and help. Please pray that each lecture and sermon would faithfully convey the Word of God and that our attitude would be that of a servant’s.
4. Since July, L’Abri Chapel and the brothers and sisters of ‘Jeongdaun Village,’ a facility for the severely disabled located near L’Abri, have been worshipping together. The Christians of ‘Jeongdaun Village’ haven’t been able to worship during the three years of COVID-19, so they adore worship and listen carefully to the preaching of God’s Word. The L’Abri Chapel family is in charge of leading worship service and prayer, while Sang-rae from ‘Jeongdaun Village’ creates the PowerPoint slides each week. Other brothers and sisters prepare the worship venue. In addition to InKyung and Sang-ki’s preaching, the sermons for the past few months have been delivered by Jin-hyung, Jun-won, and Sang-rae. The L’Abri Chapel family also holds Bible studies during the week, but the village families cannot. Please keep the village friends in your prayers.
5. This past year also reaffirmed that we are connected with those of the faith who have passed through this land with a ‘living hope’ and that we who are alive today continue living with that same hope. Looking at the retaining walls strengthened by the legacy of the late Puk-kyung and his wife Cynthia and the pleasant bathroom fixed by the legacy of Mary McCain, I am amazed that we have been passed the baton of living hope. Hope is invisible to the eye, but it is amazing to be able to see, touch, and cultivate it. Last month, the maintenance of the memorial arboretum was completed as a result of a special donation from the bereaved families of those buried there, in addition to Kwang-sik and his wife Nam-jeong. It has become a good place to confirm that those in heaven and we who are here now are connected with the death and resurrection of Jesus. This walking path has been loved by all those who visit L’Abri. Thanks to this, the ‘tree house’ has become so prominent that some people in the village occasionally ask, “Have you built a new house?”
6. The Lord sent many people to help us this year. Tae-yoon and his wife Hyeon-ji traveled back and forth from Ilsan, Gyeonggi-do to Yangyang (3½ hours journey) dozens of times to help with meals, practical works, and lectures. Without the help of this couple, we wouldn’t have been able to handle everything. In a few days, Hyun-ji will give a birth to her first baby. Please pray for a healthy delivery and for the family of three. Former worker Sam-won, who resigned from L’Abri this past August and is pursuing a career as a counselor, has also come often to help us with maintenance and finances. Gwang-sik and his wife Nam-jeong, who supervised the construction work, not only did the construction well but also organized and cleaned up afterwards. I would also like to thank Jae-kyung for his twenty years of help with the forklift ever since Typhoon Rusa hit in 2002. Jae-yong, who takes care of L’Abri’s gardens, took time off in the fall to prune the pine trees. Thanks to this, I feel relieved that the branches won’t fall from the snow in the winters. Please pray that helpers will be sent our way in the new year, especially workers with whom we can share the work.
7. As for my family, it’s been a year in which InKyung and I grew weaker and made more mistakes. My mother (InKyung’s mother) is still healthy and alert at the age of 90, but she cannot walk well. However, I cannot thank her enough for reading the Bible and praying every day. Thank you to those who have been praying for our daughter, Hae-jin. Hae-jin has suffered from herniated discs in her back and neck for nearly 20 years, and for the past 5 years, she hasn’t been able to eat properly due to indigestion. However, while teaching English online to neighborhood children, she has been helping with L’Abri’s registrations and with meal prep, little by little. These days, she is also helping with some housekeeping tasks. Thanks to an online device, she can read books while lying down, which allows her to help InKyung and me with our studies, lectures, and sermons. When I see Hae-jin, I am reminded that “man shall not live by bread alone but by every word that comes from the mouth of God” (Matthew 4:4).
8. InKyung is continuing his sermon series from the Book of Acts and recently preached on chapters 21 and 22. There was something I wanted to share with our praying family, so I am including it here. After his third missionary journey, despite his disciples’ dissuasion, Paul went up to Jerusalem, saying that he would not value his life if only he could finish the work of testifying to the gospel, even if bondage and tribulation awaited him (Acts 20:23-24). In Jerusalem, Paul was moved into a military camp “by the Roman soldiers” due to commotion amongst the Jews. Right then, Paul asked the Roman army commander to preach the gospel to the Jews who wanted to kill him. Although it was personally safer for Paul to enter the military bases, he did not miss the opportunity before him. He shared the gospel politely and calmly, addressing the crowd as “brothers and fathers” (Acts 22:1).
Why did Paul do such a dangerous thing? Why did he preach the gospel instead of trying to run away from those who were trying to kill him? Paul’s love for their souls was greater than his desire to protect his own life. Does this kind of sacrifice apply only to great men of faith like Paul? No. The heart of our Lord, who loved humanity to the point of sending Jesus to give up his own life for us, was implanted in Paul. Even now, those who choose suffering over safety like Paul and are spreading the gospel all over the world are driven to small martyrdoms to live out the gospel in their daily lives. But why does it feel like that love and heart have cooled or are absent? Isn’t it because, without even realizing it, we are buried in comfort and abundance, thinking that we will only bear our crosses if we could maintain a decent standard of living and support our desires? I’m sure there are many people already carrying heavy crosses every day, but I pray that our L’Abri family, including InKyung and I, will live with the same spirit as Paul had wherever God calls us.
9. We are short on helping hands, so we would like to ask you in advance for donations. We will send donation receipts to your current address listed with us at L’Abri. If your address has changed, please text or call 010-7498-0037. If you wish to receive the receipt by email, please let us know by email (yangyang@labri.kr). We will send receipts for tax returns as soon as they are ready in the beginning of the year.
We sincerely thank you for being L’Abri’s companion, and we pray that you will have a good time with the grace and truth of the Lord this coming Christmas and New Year holiday.
Yours faithfully,
KyungOk Sung
Translated by Ye-Jin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