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기도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유례없이 뜨겁고 길었던 여름도 결국은 지나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들판엔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빛 벼가 찬란한 햇빛에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벼가 창조주 앞에서 제가 맡은 일을 다하고 (무겁도록 열매를 많이 맺고) 숙연히 경배를 드리는 모습입니다. 열매 맺는 가을이 되면, 저는 하나님 앞에서 제가 맺은 한 해의 열매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 어떤 열매는 수십 년이 걸려도 잘 안 맺히지만요.
올가을 저희 부부는, 33년 전 라브리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다른 간사들은 아무도 없이 저희 둘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간사들이 떠나고 저희 부부만 남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흰 머리를 이고 있는 저희에겐 지금의 현실이 힘겨운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때도 지났습니다. 가을 벼가 고개를 숙인 것과는 전혀 다른 (어쩌면 정반대의) 이유로, 저희 부부는 이 가을에 하나님 앞에 엎드립니다.
감사하게도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1층의 손님 화장실과 옹벽 강화 공사 마무리, 나니아 진입로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정광식 집사님 팀은 뜨거운 날씨에, 썩은 화장실 벽 철거와 같은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공사 아저씨들의 말에 따르면, 라브리에 오면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답니다. 다른 데서는 이틀에 할 일을 라브리에서는 하루에 다 한다고 하네요. 공사로 인한 혜택은 저의 시어머니께서 제일 먼저 누리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방문하신 어머니(90세)는 처음으로 집 앞에서 차를 내리신 후 휠체어를 타고 집에 들어오실 수 있게 되었거든요. 앞으로 많은 장애인들과 공사 장비들이 편하게 이용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공사들을 마치며, 기도 가족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김북경 목사님과 씬시아 사모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남겨주신 헌금’과, 저희가 만나 보지도 못한 미국의 메리 맥케인 여사가 ‘돌아가시며 남겨주신 헌금’이 없었더라면, 현재 일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헌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이렇게 큰 공사는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분들에게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할 수도 없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시는 날에는 그분들의 얼굴을 보고 감사 인사를 할 수 있겠죠? 그분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선배들의 뒤를 이은 분들입니다. 저희는 그분들을 잇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 그들의 영광스러운 유산인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라브리에서 전할 간사들을 하나님께서 보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도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기도하시리라 믿습니다.
오랫동안 기도 가족 여러분과 함께 저희는 별채와 뒷산을 놓고 기도해 왔습니다. 헌금이 들어오면 ‘혹시 별채와 뒷산을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셨나?’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랫동안 미루어 놓았던 현재 건물과 땅을 안전하고 튼튼하게 정비할 수 있도록 헌금도 보내주시고 일할 사람들도 보내 주셨습니다. 소방 점검, 불법 건물 철거, 보수 공사 등을 통하여, 라브리 건물은 좀 더 쓸모 있고 튼튼해졌습니다. 저희는 별채와 뒷산에 신경을 쓰고 있는 동안에, 하나님의 계획은 달랐던 것입니다. 저희의 짧은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루심에 영광을 돌립니다.
요즘 저희 가정에서는 열왕기상의 솔로몬 시대를 읽고 있는데요, 두 가지 메시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는, 솔로몬이 성전을 다 지은 후에 하나님의 손으로 이루셨다고 감사하는 태도입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을 이제 그의 손으로 이루셨도다.”(열왕기상 8:15). 솔로몬을 통해 성전을 짓게 하셨지만, 나무나 돌, 기술자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기에, “하나님의 손으로 이루셨다”라는 솔로몬의 말이 맞습니다. 헌금하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술자들도 최선을 다했고 간사들도 수고했으나, 모든 공사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입니다.
둘째는, 열왕기상 10장, 11장을 지나며 우리의 머리를 쭈뼛 서게 하는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솔로몬 시대 후반부에 가서는 하나님께 듣는 귀를 달라고 하던 그 겸손한 태도는 사라지고, 교만과 우상숭배에 빠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대적들을 일으키셨을 때도, 솔로몬은 하나님께 돌아오는 대신 무력으로 대응하고, 성읍을 보강하고 요새화하는 데는 힘을 쓰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믿음을 튼튼히 하는 것은 등한히 하다가, 결국 그의 후대에 가서는 나라가 두 쪽으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넘어지던 옹벽을 튼튼히 세우고 썩어가던 화장실을 제대로 고친다고 해도, 라브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성령의 인도에 민감하게 살지 않는다면, 더 이상 라브리가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솔로몬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함을 깊이 깨닫습니다. 그리고 기도 가족 여러분에게 저희가 무엇보다도 말씀에 순종하고 성령의 인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가을에는 10월 14일~11월 18일까지 토, 일, 월요일만, 매주 2박 3일씩 개방하려고 합니다. 11월 29일~12월 9일에는 매년 오는 소명학교 학생들이 오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라브리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주말 손님들과 소명학교 학생 방문 기간을 위해 태윤과 현지씨 부부가 바쁜 가운데도 시간을 내어 매주 도와주러 올 예정입니다. 얼마나 고마운지요? 두 사람의 안전한 여행과 특히 1월 초에 출산을 앞두고 있는 현지씨와 아기의 건강을 지켜 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10월에는 뜻밖에도 저희 부부에게 강의와 설교 부탁이 많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양양장로교회, 원주산돌학교, 재건남서울교회 등에서 설교, 혹은 강의를 하게 됩니다. 특별히 양양 장로교회에서는 제 남편이 삼 일 동안 부흥회를 인도하게 되어 매우 긴장하고 있습니다. 양양에 이사 온 지 22년 만에 얻은 기회라서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지금은“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12:9)라는 말씀이 어느 때보다 저희에게 사무치는 때입니다.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능력이 드러나는 라브리가 되도록, 저희와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기도 가족 여러분의 귀한 동역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0월 6일 양양에서
박경옥 올림
L'Abri Newsletter, October 2023
October 6, 2023
Dear praying family,
The unusually hot and long summer has finally passed. The beautiful autumn has arrived. In the fields, golden rice plants waiting for harvest are bowing their heads under the brilliant sunlight. It’s an image of the rice plant doing its job (bearing a lot of fruit) while solemnly bowing before the Creator. When autumn comes, I think about the fruit I have borne in the past year before God. Some fruits don’t produce well even after decades.
This fall, just like when InKyung and I started L’Abri Korea 33 years ago, we began working alone without helpers or workers. There was a time when workers had left, and only the two of us remained. However, this reality is a difficult challenge for us with white hair. The times when we could grit our teeth and get back up again have passed. This autumn, we find ourselves bowing before God just as the rice plants do, except for a completely different (and perhaps opposite) reason. We urgently pray that God will send us workers who will spread the glorious heritage of faith, hope, and love. Please pray this for us with the same heart.
Thankfully, from the end of August to the end of September, the construction of the first-floor guest bathroom and retaining walls, as well as the entrance to Narnia, were completed. Gwang-sik Jeong’s team did their best despite the hot weather and some complex tasks, such as removing a rotten bathroom wall. According to the construction workers, when you come to L’Abri, you end up working hard. What usually takes two days to get done at other places can get done in one day at L’Abri. My mother-in-law was the first to enjoy the benefits of the construction. At 90 years old, she visited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coronavirus and was able to get from the car to the front entrance in a wheelchair for the first time. We are grateful that many disabled people and construction equipment will be able to comfortably make use of the new entrance in the future.
As we finish construction, there is something I would like to share with you. Even considering current donations, if it weren’t for the “offerings left behind with our passing” from Rev. Puk-Kyong Kim and his wife, Cynthia, as well as from Mrs. Mary McCain from the United States, whom we have never met, construction to this extent would not have been possible. Unfortunately, I cannot say thank you to these people directly, but when Jesus returns, I will have opportunities again, right? They are the people who followed in the footsteps of their predecessors of faith we read about in the Bible. We, too, are following in their footsteps.
For a long time, together with you, we have been praying for the old gas station house and the mountains behind us. Whenever donations would come in, I would wonder, “Has God sent this for the house and the back hill?” However, God provided donations to work so that the current building and land could be safely and robustly maintained, both of which have been left alone for a long time. Through fire inspections, demolitions of illegal parts of buildings, and repair work, L’Abri’s building has become sturdier and more usable. While our thoughts were occupied with the house and hills, God’s plan was different. We give glory to God for accomplishing His plan and not our short-sighted thoughts.
These days, my family is reading about Solomon’s time from 1 Kings, and I would like to share two messages. First, after Solomon rebuilds the Lord’s temple, he thanks God that he did it by hand. “Blessed be the LORD, the God of Israel, who with his hand has fulfilled what he promised with his mouth to David my father” (1 Kings 8:15). Although God had Solomon rebuild the temple, Solomon’s wisdom, the wood, stones, and workmanship all came from God, so Solomon’s words, “It was done by God’s hand,” are correct. Donors, technicians, and workers all contributed and worked hard, but all construction was ultimately accomplished by the Lord.
Second, as we read through 1 Kings chapters 10 and 11, we realized something that made our hair stand on end. In the latter half of Solomon’s era, the humble attitude of asking God for a listening and obedient ear disappeared, and Solomon grew prideful and idolatrous. Even when God raised up enemies, Solomon relied on force instead of returning to God. He used his own strength to fortify the city and neglected to obey God’s word to strengthen his faith. As a result, the country ended up dividing into two.
No matter how much the retaining wall is strengthened and the rotting bathroom is adequately fixed, if L’Abri doesn’t obey the word of God and live in the guidance of the Holy Spirit, there will be no need for L’Abri to exist. We deeply realized that there is something for us to learn from Solomon. We ask you to pray for us to obey God’s word above all else and to be sensitive to the work of the Holy Spirit.
This fall, we plan to open only on Saturdays, Sundays, and Mondays for two nights and three days between October 14 and November 18. From November 29 to December 9, students from Hope School will come, as they do yearly. Please pray that God will send people who need L’Abri. Despite their busy schedules, Tae-yoon and Hyeon-ji will make time every week to help out with weekend guests and the students. We are so thankful. Please pray for a safe trip for them, as well as for the health of Hyeon-ji and her baby, who is due in early January.
For the month of October, InKyung and I have unexpectedly received many invitations, so please pray for us. We will be giving either sermons or lectures at Yangyang Presbyterian Church, Wonju Sandol School, and Jaegeon South-Seoul Church. InKyung is nervous because he will lead a three-day revival meeting at Yangyang, our hometown, and because this opportunity came after living here for 22 years. Now more than ever, the words in 2 Corinthians 12:9 resonate with us: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of my weaknesses so that the power of Christ may rest upon me.” We earnestly ask for prayer that L’Abri would be a place where the power of the living Christ would be revealed. We are deeply grateful for your partnership.
With love,
Kyung Ok
Translated by Ye-Jin 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