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기도가족께 올립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도 몸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상황이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습니다.
2년을 지내면서 마스크를 쓰는 것도, 여러 명이 모이지 않는 것도 익숙해졌는데 이제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고 여러 명이 모여서 밥을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이제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고대하던 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모이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이제 다시 만나고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허나 이 상황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또 걸릴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재택 근무가 좋았다”, “온라인 예배만으로도 괜찮았다.”는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비대면의 편리함을 맛보았고 사회적으로도 정당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시공에 제한된 육체로 만드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에게 시공 속에서 대면하는 부딪힘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하나님은 인간을 육체로 만들지 않으시고 AI와 같이 인격이 있는 데이터로 만드셨어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따뜻한 말과 글뿐만 아니라 따뜻한 포옹, 정성이 깃든 음식, 푸근한 사람 냄새를 통해서도 사랑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우리에게 대면 만남은 불필요하고 비대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온전한 인간성을 잃게 될 것입니다. 코로나는 비상이었습니다. 이제는 평상(平常)으로 돌아올 때입니다. 만나고 부딪히고 껴안고 음식을 나눌 때입니다.
라브리도 그동안의 제한을 모두 풀고 손님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5월부터 시작된 새 학기에 샬롬자유학교에서 인턴으로 온 경민씨가 헬퍼로 일을 돕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이후 첫 외국인 손님인 싱가폴에서 온 피아씨와 고고학을 전공한 용수씨, 오랜만에 라브리에 들러 그동안 열심히 산 이야기를 들려준 혁민씨, 용인에서 온 영현씨와 숙연씨, 여전히 씩씩하고 고민이 많은 상희씨, 내과 의사인 정선호 박사와 외과 의사인 김칠석 박사가 다녀갔습니다. 정선호 박사는 6월 말부터 헬퍼로 돕기도 했습니다. 6월 말에는 높은뜻씨앗스쿨에서 여러 명의 십대들이 4일간 방문하기로 하였고, 또 많은 분들이 방문을 신청하였습니다. 라브리의 신실한 친구이자 훌륭한 강사인 코델 슐튼 교수는 아쉽게도 다음 기회에 오기로 하였습니다.
기쁜 소식을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연구원으로 라브리를 섬겨왔던 지현석씨가 5월부터 파트타임 간사로 라브리의 콘텐츠 개발과 정리, 리더십 연구를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현석 간사는 현재 KOICA의 국제협력개발 프로젝트를 하며 해외로 종종 출타하고 있습니다. 현석 간사가 효과적으로 라브리를 돕고 개인의 성장과 가정의 돌봄도 균형 있고 지혜롭게 해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브리 기독교세계관 포럼에 대한 말씀도 드려야겠네요. 코로나로 인해 포럼집 발간과 온라인 모임으로 대체했던 <라브리 포럼>을 올 여름에는 드디어 현장 모임으로 가지게 됩니다. 이전 기도편지를 통해 알려드린 것처럼 8월 12~14일까지 2박 3일 동안 열리며 벌써 몇몇 분이 발제를 신청하셨습니다. 아직 여러 자리가 남아 있으니 발제를 원하시는 분은 6월 30일까지 저의 메일(changhee@labri.kr)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발제를 하지 않고 청강만 원하시는 분도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라브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가족들께 감사드리며 몇 가지 기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간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라브리는 여전히 간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인경 간사에게는 여러 외부 강의 신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경옥 간사는 하루에 2끼를 하는 날도 많습니다. 삼원 간사는 대학원에서 상담학 실습을 하며 라브리 업무를 하고 있고, 현석 간사와 저는 직장과 가정, 라브리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있는 간사들이 지치지 않고 식사 준비, 튜터링, 노동, 행정 업무, 개인 공부, 가정과 직장의 생활 등을 지혜롭게 해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라브리의 정신을 이해하고 영혼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 동참하고자 하는 새로운 간사들을 보내주시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은 학기와 라브리 포럼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이번 학기는 7월 17일까지입니다. 남은 학기 동안 방문하는 손님들이 정직한 질문에 정직한 대답을 얻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또 포럼을 통해 새로운 오피니언 리더들이 발굴되고 한국 교회가 올바른 기독교세계관을 세워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별채와 라브리의 시설 공사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별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또 백암당 창고 공사를 곧 앞두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별채 문제를 순적하게 풀어주시고 모든 공사가 안전하게 진행되기를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대개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무엇을 결정할 때 우리는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 그 결정이 아쉬웠을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후회 속에 과거를 돌아보면서도 오늘 우리는 또 결정을 합니다. 어쩌면 후회할지도 모르는 그 결정을 말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결정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또 모든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내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의 불완전한 결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 섭리를 우리는 성경의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하나님은 오늘도 여전히 존재하시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시고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요셉과 다윗에게 귀를 기울이셨던 것처럼, 여전히 오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귀를 기울이고 계십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위로와 해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이것을 느낌이나 상상이 아니라 실재(實在)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늘도 이 실재 속에서 현재와 영원을 바라보는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2022년 6월 20일
조창희 올림
L'Abri Newsletter, July 2022
English translation not avail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