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라브리 소식편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희가 3주간의 휴식을 마치고 두 번째 가을학기를 여는 날입니다. 누가 오실지, 긴장과 기대를 안고 부지런히 식사 준비를 하다가 잠시 창밖 너머로 얼마 남지 않은 가을에 눈길을 돌려 봅니다.
양양에서 라브리로 차를 타고 오신다면, 논화교 로타리에서 구룡령 쪽으로 돌아야 합니다. 표지판을 따라 500미터 정도 올라오면 거대한 대전차 방호벽이 길 양쪽에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6.25 전쟁 이후 언젠가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습니다. 라브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이 대전차 방어벽을 보면 새삼스럽게 전쟁의 위협을 느끼며 흠칫 놀라곤 합니다.
그런데 대전차 방호벽을 지나면 눈앞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색찬란한 단풍수를 놓은 병풍처럼 산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지요. ‘천국이 이렇게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순간, 라브리 마당에 들어오게 됩니다. 라브리는 이렇게 전쟁과 평화의 경계에서, 인생의 온갖 전쟁에서 지친 이들에게 태초에 하나님이 만드신 고요와 평화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라브리가 위치한 장소와 목적이 이렇게 잘 어우러지는지를 아직까지 왜 몰랐을까 싶습니다.
감사의 계절을 맞아 하나님의 영원하신 인자하심을 감사합니다. 17년 전의 태풍으로부터, 5년 전의 폭설로부터, 바로 올해 1월 1일의 산불로부터, 그리고 수없이 많은 공격과 위기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그리고 라브리가 14년 전에 세 들어 살던 이 집에서 쫓겨날 형편에 놓였을 때에도, 하나님의 그 사랑이 없었더라면, 라브리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을 기도 가족 여러분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전의 기도편지에서도 부탁 드렸던 것처럼, 저희가 지난 14년간 무료로 사용해 온 별채와 뒷산 구입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주인에게 부탁은 하였으나 양양의 땅 값이 하늘만큼이나 오른 터라 기도 외에는 다른 길이 없어 하나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별채 2층에 머물고 있는 현석씨 부부와 딸 시은이와 뱃속의 아기는 자신들이 그 집에 사는 마지막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별채 1층에 사는 충성 간사는 직접 식탁과 그릇장도 만들고 텃밭을 가꾸며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별채에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와 토끼들은 자신들의 라브리(불어로 ‘피난처’)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편안하게 햇볕을 즐기고 있습니다.
별채가 라브리의 소유가 되든지 안 되든지, 마지막 날까지 감사하며 잘 가꾸고 사용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차고를 빌려 라브리를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바벨론에 포로로 사로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바벨론)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예레미야 29:5-7)
며칠 전에는 남편과 함께 시편 132편을 읽다가, 집도 아주 중요하지만 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집에 하나님이 쉬시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처음에 다윗은 ‘성전을 짓기 전에는 잠도 안자고 졸지도 않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나중에는 성전 짓는 것을 거부당하면서도 하나님이 영원히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알았습니다. 저희도 집을 사든지 못 사든지 주님이 라브리와 함께 하시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가 여호와께 맹세하며 야곱의 전능자에게 서원하기를
내가 내 장막 집에 들어가지 아니하며 내 침상에 오르지 아니하고
내 눈으로 잠들게 하지 아니하며 내 눈꺼풀로 졸게 하지 아니하기를
여호와의 처소 곧 야곱의 전능자의 성막을 발견하기까지 하리라 하였나이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
이는 내가 영원히 쉴 곳이라 내가 여기 거주할 것은 이를 원하였음이로다.”
이번 주에는 손님들이 많이 다녀가십니다. 오늘은 의사, 전기 기술자, 상담사, 목회자 후보자가 와 있습니다. 내일은 전주에서 쉐퍼 책을 공부하시는 목사님 부부 15명이 방문하신다기에 무슨 이야기들이 오갈지 기대가 됩니다. 수능 시험을 마치면 소명학교 학생들도 다녀갈 예정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박민아씨가 지난 학기에 이어 두 학기 째 헬퍼로 일하며, 지현석, 강수빈씨도 헬퍼로 돕게 됩니다. 조창희 연구원(응급의학과 전문의) 가족은 내년부터 속초로 이사 와서 라브리를 더 많이 도울 예정입니다.
저희 부부가 쓴 [청년 연가]는 현재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이 되고 있습니다. 번역하고 계시는 김요한 교수님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 여는 <기독교세계관학교>가 2020년 1월 10, 11일에 서울 삼일교회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번의 주제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보기’입니다. 녹록치 않은 이 세상에서 말씀대로 살아 내려고 애쓰는 청년들이 이번 학교의 주인공들입니다. 많은 기도와 참여, 그리고 격려가 이들에게 필요합니다.
방금 저의 시어머니, 즉 성인경 간사의 모친께서 낙상하셔서 고관절이 부러지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받았습니다. 연세도 많고 약하시지만, 인공관절 수술이 잘 되어 다시 걸으실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기도로 물질로 저희와 함께 함께 해 주시는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9년 11월 5일
양양에서 박경옥 올림
L'Abri Newsletter, November 2019
November 5, 2019
Dear Praying family,
Today is the first day of opening the second semester of autumn term. Now I get the opportunity of looking at the scenery of the end season of colors through the window, in the middle of preparing a meal with tension and expectation of who would be our first guests. I am surprised by realization that this is the right picture to illustrate both where L’Abri is placed and why L’Abri remains.
If a guest takes a drive coming to L’Abri from the town centre of YangYang, everyone has to pass the military defense wall for tank attack near the L’Abri. The wall has been in the same location somehow since the Korean War ends in 1953. Specifically, our overseas guests are often surprised by this wall with a certain kind of fear of war tension. However, they will soon find very different scenery just passing after the wall. Beautiful mountains with colorful maple trees welcome our guests.
At that moment when they might have an impression like, ‘isn’t this scenery similar to the beauty of the heaven of God?’, they reckon quickly they arrive at the L’Abri car park. We serve our guests, who are exhausted by the war of daily life, with demonstrating what calmness and peace are about in the very beginning when God created our universe, in the middle of the boundary between war and peace.
I thank for God’s eternal mercy in this season of thanksgiving. For instance, God has protected us from the typhoon in 17 years ago, the massive snow in 5 years ago, the recent severe fire in the last January, and the countless times of enemy’s attacks and dangers. Praise His grace to protect us from those. As all of you know well, I believe that L’Abri could not be survived 14 years ago when L’Abri faced leaving this place from the lease, without God’s love for us.
As the previous prayer letter mentioned the situation, we are still praying for the issue of purchasing the old gas station house and backyard mountain where we have used for free over the last 14 years. We already asked the landlord not for sales of the properties until the end of this year. However, no solution has been found and we merely pray to God, because the domestic real estate market price is increasing so critically.
The old gas station house has two households. The Hyunseok’s family, living on the second floor, does not want to be the last tenant of the house. And Chungseong, the L’Abri worker and lives in the ground floor, makes a meal table and small kitchen cabinet and manages the small garden with a prayerful heart to ask God’s mercy upon this issue. It looks like an irony that there are also pets, other family members of the house, including a dog, cats, and rabbits, that enjoy sunshine whether they know they could leave their L’Abri (shelter) or not.
We will manage the old gas station house with a thankful heart until the last day of the house comes whether L’Abri owns it or not. As I remember the very beginning of the L’Abri ministry in one garage in Seoul, I would try not to forget the will of God revealed to the people of Israel in the Babylon exiles time. “Build houses and settle down (Babylon); plant gardens and eat what they produce. Marry and have sons and daughters…” (Jeremiah 29:5-7)
A few days ago when I read the Psalms 132 with my husband, I realized again the truth that God rests on a house is more crucial than a house itself. David told, ‘I won’t sleep nor slumber before I build God’s temple,’ but he was refused by God to build the temple. Then, he realized that the promise that God is with you is more important than building the temple. So, please pray for us that we may satisfy with the truth that the Lord is with L’Abri, whether we could buy the old gas station or not.
He swore an oath to the Lord,
he made a vow to the Mighty One of Jacob:
“I will not enter my house or go to my bed,
I will allow no sleep to my eyes or slumber to my eyelids,
till I find a place for the Lord,
a dwelling for the Mighty One of Jacob.”
We are having many guests this week. Today four guests including a medical doctor, electrician, counsellor, and pastor are staying with us. The fifteen pastor couples will visit L’Abri tomorrow. They currently study Schaeffer’s books in Jeonju. I expect what stories will be told by them. The student group from Somyeong school will visit L’Abri soon after the national exam finishes. Also, three helpers will work with us in this semester. Minah Park commits again from the previous semester, and Hyunseok and Subin Ji couple takes that role too. Changhee Jo (medical doctor) and his family will move to Sokcho and help L’Abri from the next year.
Please also pray for Prof. John Kim who is currently working on the English translation of the book, ‘A Love Song For Young Truth-Seekers,’ written by Inkyung and me. Moreover, ‘Christian Worldview School’ will be held in Samil church in Seoul on 10-11th January 2020. This year’s theme is ‘Living with Christian Worldview.’ We would like to appreciate those young people who are endeavoring to materialize God’s words in the centre of this complicated world. They are real champions of this school. They also need noteworthy supports of prayers, attendance, and encouragements from many.
I just heard the sad news that the Inkyung’s mother fell accidentally and her hip joint was broken. She is not strong enough because of the age, so please pray for her coming operation and quick recovery. I humbly would like to say that thank you for all of your supports in offerings and prayers.
Sincerely yours,
KyungOk
Translated by JunWon S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