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 가족에게 올립니다.
지난 1월 1일에 라브리 사방에서 산불이 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재해 지역인 것을 알고도 수 백 명의 청년들이 다녀갔습니다. 침대가 모라자서 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희가 어려울 때 기도해 주시고 선물과 헌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겨울에도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연령대는 고등학생부터 60대까지 있지만 주로 20, 30대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국적은 한국 청년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스위스나 미국 사람도 있고, 직업별로는 대학생, 청년 직장인, 목사, 변호사, 선교사, 의사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신앙적으로는 모태 신앙인, 구도자, 회의주의자들이 옵니다.
그만큼 식탁과 티타임 때마다 대화와 토론이 뜨겁습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정직한 질문과 대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설익은 질문도 있고 엉뚱한 대답도 많습니다. 이렇게 청년들의 고민과 질문과 씨름하다보면 하루가 언제 지나는지, 날짜와 요일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방문 목적과 필요를 분석해 보면, 옛날 바울 사도가 빌립보에서 만났던 3대 부류, 즉 지성적인 질문에 대답이 필요한 사람들, 감정적인 상처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도덕적인 갈등에 대한 해결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예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간사들이 각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잘 도우려고 애쓰고 있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예수님을 안 믿는 청년들도 와 있습니다. 손님들과 간사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겨울 학기는 4월 1일에 마칩니다. 그리고 국제라브리연례 회의 등으로 몇 주 쉬고, 봄 학기는 4월 26일에 개방하여 6월 18일까지, 여름 학기는 7월 5일에서 8월 14일까지 열게 됩니다. 귀한 손님들의 방문과 세계관 포럼이 있습니다. 기도도 해 주시고 참석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6월 5-9일: 리차드 윈터(Ricahrd Winter) 미국 커버넌트신학교 목회상담학 교수
- 6월 18일~7월 31일: 코델 슐튼(Cordell Schulten) 전 한동대학교 법대 교수
- 8월 15-17일: 기독교세계관 포럼, 현대적 이슈에 대한 기독교세계관적 해석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심정은 여전히 겨울입니다. 북미협상이 깨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미세먼지가 한국을 덮쳤기 때문입니다. 설악산과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양양은 연중 공기가 깨끗한 곳이지만, 어제 오늘은 양양에도 “매우 나쁨” 경고가 떴기 때문에 라브리에 머무는 모든 사람들이 외부 노동을 쉬었습니다. 양양이 이렇다면 서울과 다른 지역은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미세먼지가 국가적인 문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노르웨이의 생태 철학자 네스(Arne Naess)가 지적한 것처럼, 피상적인 운동으로 끝날 까봐 염려가 됩니다. 그는 생태운동을 ‘피상적 생태주의(shallow ecology)’과 ‘근본적 생태주의(deep ecology)’으로 나누고, 피상적 생태주의가 단지 오염과 자원 고갈에 대한 투쟁 운동을 하면서 건강과 풍요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근본적 생태주의’는 생태의 위기를 세계관적, 철학적, 이데올로기적인 문제에서 찾고 그것을 전환시키는 것을 그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네스가 잘 지적한 것처럼,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도 피상적 생태 운동이 아니라 근본적 생태 운동입니다. 만약 우리가 피상적 운동에 빠져서 근본적인 운동을 놓친다면 온갖 정치적인 미봉책으로 시간을 다 낭비하게 될지 모르고, 그 결과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환경 재앙에 직면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제 정부는 국민들의 눈치를 그만 보고 환경 재앙의 가능성에 대해 정직하게 보고하고 생활태도를 고칠 것은 고치라고 말하고, 국민들에게 불편한 삶이나 비용 지불이 필요하다면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정부의 단기적이고 피상적인 대책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후손들에게 깨끗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 놓도록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저항 운동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특히 교회는 린 화이트(Lynn White Jr.)가 비판한 것처럼, 우리의 반 환경적인 태도에 대해 회개해야 합니다. “기독교가 인간과 자연의 이원론을 만들고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자연을 남용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라고까지 주장하는 이론을 세웠다. 기독교는 (환경문제에) 막대한 죄의 짐을 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환경 파괴에 대해 분노만 하지 말고 꼭 필요한 생태 운동을 시작하도록 격려합시다. 프란시스 쉐퍼(Francis A. Schaeffer)가 말한 것처럼, 한국 교회는 예수님의 구원을 환경 문제에까지 확대하는 것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교회는 인간의 심리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생태학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영적인 문제 못지않은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치유의 실험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비성경적이고 불건전한 종말론이나 생태 신학 등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사도 베드로가 예언했듯이, 언젠가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는 것”처럼 모든 오염 물질들이 불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들이 드러나리라”는 말씀처럼 땅이 새로워지고 성도들의 업적들이 밝혀지는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베드로후서 3:10)
몇 가지 더 기도 부탁을 드립니다. 먼저 라브리 환경 정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라브리 마당에 있는 과일 나무 가지치기는 다 마쳤으나, 라브리 주변 언덕과 채소밭 정리가 필요합니다. 화재 예방을 위해 진입로 주변을 정리하는 것과 건물 뒤에 사철나무 등 방화수를 심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열을 많이 뿜어내는 마당의 아스콘을 철거하고 호수를 파거나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할 필요가 절실합니다. 지붕이 새는 것도 고쳐야 합니다.
영국에서 췌장암으로 고생하시는 김북경 목사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겨울 내내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개인지도를 하느라 수고한 삼원, 충성, 경옥 간사의 휴식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형원, 찬미, 진경 협동간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청년들이 미세먼지가 덮친 이 땅을 욕하지만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양양까지 찾아오는 청년들을 잘 돕겠습니다. 여러분은 자기 가정과 일터에서 주님이 맡겨 주신 일을 잘 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3월 7일
마스크를 끼고도 가슴이 답답한 하늘 아래에서
인경 올림
L'Abri Newsletter, March 2019
March 7, 2019
Dear L’Abri praying family,
It’s been two months since the wildfire. Hundreds of young men and women have come to L’Abri during the winter term despite the fact that we’re in the middle of a disaster zone. We had to turn away many more because we ran out of beds for them. I thank everyone who prayed for us, sent us gifts, and supported us financially in these difficult times.
We’ve had a diverse group, from high school students to people in their 60s. Most visitors are in their 20s and 30s, though. The majority is Korean, but we’ve met Swiss and Americans, too. We’ve met college students, office workers, pastors, lawyers, missionaries, and physicians. Some of them have been believers for a long time; others are seekers or skeptics.
What this means is that our meal times and tea times are full of passionate discussions. We are not always blessed with honest questions and honest answers; we hear half-baked questions and out-of-whack answers just as often. Days and weeks fly by as we wrestle with the troubles and questions that our guests bring to our tables. The general types don’t diverge much from the three types that the apostle Paul encountered in Philippi two thousand years ago: those who seek answers to intellectual questions, those who need consolation for emotional hurts, and those who need a solution to moral conflicts. If anything has changed since last year, it seems that more people are socially or economically in distress. We try hard to help each person according to their needs, but there are limits to what we can do. This week, we have some people who don’t believe in Jesus. Please keep praying for our guests and workers.
The winter term ends on April 1. We’ll take a few weeks off for the International members’ meeting, and reopen for the spring term from April 26 to June 18, and the summer term from July 5 to August 14. We are expecting a couple of special guests as well as another installment of Christian Worldview Forum. Please pray for and attend these meetings if you can!
- June 5-9: Richard Winter, Professor Emeritus of Counseling, Covenant Theological Seminary
- June 18 to July 31: Cordell Schulten, former Professor of Law, Handong University
- August 15-17: Christian Worldview Forum
Spring is coming, but our hearts still feel like winter – not only because of the failed U.S.-North Korea summit, but also because of the fine dust pollution that has covered all of Korea lately. Even in Yangyang, where we usually enjoy clean air year round, the air quality is stuck at the “very bad” level since yesterday. We had to cancel all outside work. If the pollution is so bad in Yangyang, how much worse will it be in Seoul and other parts of the country?
The fine dust pollution is drawing many people to take an interest in the environment. But as the Norwegian philosopher Arne Naess points out, we’re prone to stop at a shallow response. According to Naess, “shallow ecology” merely fights pollution in order to achieve health and prosperity, whereas “deep ecology” must consider the philosophical and ideological roots of the current ecological crisis and seek to change them. What we need in Korea right now is deep ecology. A shallow response motivated by political expediency will only hasten an even more serious environmental catastrophe.
The government should stop beating around the bush and make an honest report on the possibility of imminent disaster. If we need to change our behavior or bear additional costs, the government must be honest in telling us so. The people, meanwhile, should criticize the government’s short-sighted and shallow responses and demand a fundamental solution so that we can leave a clean country to our descendants. If necessary, we must be ready to mount resistance.
As Lynn White Jr. said, the church should repent for its hitherto anti-environmental stance. Christianity helped set up a dualism between man and nature, going so far as to suggest that it is God’s will for man to abuse nature for his own purpose. “Christianity bears a huge burden of guilt for the devastation of nature,” he said, “in which the West has been engaged for centuries.”
We must not only be angry about wanton destruction of God’s creation, but also encourage each other to do what needs to be done ecologically. As Francis Schaeffer said, the church must work to bring the healing power of Christ’s redemption not only to spiritual matters but also to the realms of psychology, sociology, and ecology.
Meanwhile, we must not remain silent in the face of unbiblical eschatology and eco-theology. As the apostle Peter prophesied, I believe that all the pollution we’ve created will one day be destroyed by fire and our hard work will be acknowledged before God as the earth is renewed. “But the day of the Lord will come like a thief. The heavens will disappear with a roar; the elements will be destroyed by fire, and the earth and everything in it will be laid bare.” (2 Peter 3:10)
I have a few more prayer requests. Please pray for the ongoing cleanup of our property. We’ve finished pruning the branches of fruit-bearing trees, but there’s plenty of work still to do on the slopes and gardens. We are clearing obstacles around the entrance to facilitate fire response, and we’re also planning to replace trees in the back of the house with evergreens that are more resistant to wildfire. Something needs to be done about all the asphalt in the parking lot that turns into a grill in the summer; and of course, there are leaks in the roof.
Please pray for Rev. Pukkoung Kim who is suffering from pancreatic cancer in England. Please pray for our workers – SamWon, ChungSeong, and KyungOk – who worked hard to feed and counsel our guests all winter. They are badly in need of rest. So do our helpers HyungWon, ChanMi, and JinKyung.
Please pray that the young people of this country will not stop at cursing the fine dust but do their best to find and contribute to a proper solution. We’ll be here in Yangyang to help those who find their way here. I trust that all of you are also doing your best in your families and workplaces as stewards of what God has entrusted us with.
Under a suffocating sky,
InKyung
Translated by Kijin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