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라브리 소식편지
사랑하는 라브리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매년 그렇지만 저는 12월이 오면 “벌써?” 하며 놀랍니다. 이제 와서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세월을 아끼라(에베소서 5:16)”는 말씀대로 살아왔는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바울 사도가 우리에게 부탁한 말은 “시간을 구속하십시오 (redeem the time)” 혹은 “매 순간을 잘 사용하십시오 (use every moment well)”라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때가 악하기 때문입니다. 때가 악하고 추수할 것은 많은데 올해도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먼저 여러분의 기도와 동역으로 한 해를 함께 해 주신 것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도 하나님이 보내 주신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기도와 재정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은 동역자 여러분의 수고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여느 해보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가운데서도 저희가 근근이 버텨온 것은 여러분의 도움이 컸습니다. 사실 한 분 한 분을 만나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마땅한데, 이렇게 몇 자 적어 감사를 표하고자 하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흔히 말하는 ‘립서비스’ 차원에서 드리는 인사말씀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저희 부부는 가을 학기 마지막 손님으로 11월 셋째 주에 수능시험을 막 끝낸 소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맞아 특별한 한 주를 가졌습니다. 그리고는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아르헨티나와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아르헨티나는 어떻게 갔다 오게 되었느냐고요?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와는 지구 정반대편에 있는 나라 정도로 알았지만 정말로 먼 나라였습니다. 중간 기착지에서 쉬는 시간을 빼고도 비행시간만 약 30시간이나 걸리는 나라입니다. 이민 1세들이 1965년에 갈 때에 배로 한 달 반이나 걸린 것에 비해서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지금도 가고 싶다고 해서 훌쩍 가방 하나 메고 갈 수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약 10년 전에 이민 1.5세들인 이승혁, 이예리 부부가 아르헨티나에서 와서 남편은 총신선교대학원에 다니고 부인은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를 다니며 라브리에서 2년간 공부를 하고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아르헨티나 남쪽 바릴로체의 나눔 공동체와 현지인 목회를 하고 있는 이덕규 목사님이 두 분의 추천으로 라브리를 다녀가셨고, 그 밖에도 두 분 소개로 여러 지인들이 라브리에 다녀갔습니다. <라브리 선언문>을 스페인어로 번역하기도 한 이승혁, 이예리 부부는 스페인어를 쓰는 남미권 복음화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라브리를 세우고 싶다고 국제라브리에 청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미국 국제라브리 이사회에 가는 길에 아르헨티나에 들러서 과연 거기에 라브리와 같은 공동체가 필요한지, 그리고 라브리 설립을 위해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승혁 목사님 부부와 이덕규 목사님 부부가 주선한 여러 모임에서 강의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아르헨티나에 유학 온 중남미 청년들도 만났고, 이승혁 목사님이 개척한 교회에서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진 현지인 성도들도 만났습니다. 한인 성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저희는 주로 기독교세계관 강의를 했는데,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주제들’이라고 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일부 기독교인은 아직도 성경은 구원을 얻는 데 필요한 진리라고만 믿고,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바로 설명하고 답을 주는 참 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스페인어로 ‘세계관’은 ‘코스모비전(cosmovision)’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우주를 보는 것’이라는 뜻이므로 영어의 ‘세계관(worldview)’이라는 단어보다 오히려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방문이 아르헨티나 청년들의 눈을 크게 열어 하나님의 눈으로 온 세상과 우주를 보며, 실제 삶의 현장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이승혁 목사님 부부, 이덕규 목사님 부부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모여 기도하고 연구하며 서로 협력하는 사역에 여러분의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넓은 대륙에서 한 나라(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같은 언어(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입니다. 중남미 청년들이 모인 곳에 강의하러 갔을 때, 중남미 10여국에서 온 청년들이 모두 한 언어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며 저는 마치 하나님 나라를 엿보는 것 같은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의 범위를 넓히셔서 이들을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르헨티나 여행 후 제 남편은 보스턴에서 국제라브리 이사회에 참석했고, 그동안 저는 LA에 사는 여동생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 돌아온 지 오늘로 일주일이 되는데도 이번에는 유달리 시차적응도 잘 안 되고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의 겨울에서 갑자기 35℃를 오르내리는 아르헨티나의 여름에 갔다가 다시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오느라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여비를 도와주신 황성주 박사님, 저희 부부를 정성껏 돌보아준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겨울학기는 12월 29일에 시작하여 내년 1월 30일에 마칩니다. 이번 겨울에는 약간 특별한 계획들이 있어서 다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1월 11~15일에는 <정인영 선생님과 함께하는「순전한 기독교」읽기>가 있습니다. C.S.루이스의 책을 사놓고 읽지 못한 분들이나, 읽고도 어려움을 느껴서 함께 다시 읽고 토론하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등록을 하고 있어 기대가 됩니다.
- 1월 28~30일에는 서울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마포구 합정동)에서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 기독교세계관학교를 열게 됩니다. 라브리가 양양에 온 지 1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갖는 행사여서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여기를 참고하시고, 등록 신청은 scw2016.labri.kr에서 온라인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사람이 아무리 계획할지라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특별한 모임들만 아니라 겨울학기 내내 하나님이 모든 일을 주관하고 간섭하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한동대학교 외국인 학생 몇 명도 연말에 며칠간 찾아오겠다고 합니다만, 꼭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저희가 하나님의 마음으로 섬기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하나님의 은혜와 지혜가 라브리에 충만하여 청년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별력을 배우고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양양에 사는 가족 소식도 전합니다. 만약 올해 김진성, 김슬아 선교사님이 없었으면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해냈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멋진 식사 뿐 아니라 집수리도 도와주시고, 노동과 함께 많은 청년들을 상담해 주었습니다. 아인이, 루아, 이안이도 예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것이 공동체에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캐나다로 돌아가기 위해 비자를 신청해 놓았지만, 비자가 나올 때까지 라브리에 머물 예정입니다.
이충성 간사님도 라브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매일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 준 것뿐 아니라 식사 시간, 노동 시간, 젊은이들의 개인지도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세 아이들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햇님이가 강아지를 다섯 마리 낳아서 동물 식구가 부쩍 늘었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성탄절이지만, 올해도 온 세상이 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간 곳 없고 흥청망청 노는 날로 바뀐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아래의 말씀처럼 예수님과 같이 종의 모습이 되어 죄인들(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가족과 이웃)과 함께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주님 앞에 무릎 꿇는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빌립보서 2:5-11)
2015년 성탄절에
양양 라브리에서 박경옥 올림
L'Abri Newsletter, December 2015
Christmas, 2015
Dear L’Abri praying family,
We are already at the end of another year! Though we cannot turn back the clock, this season gives us an opportunity to ask ourselves whether we have made “the best use of our time” (Ephesians 5:16, ESV) this year. Paul exhorts us to use every moment well because, as he writes soon after, “the days are evil”. We live in a sinful world where there is so much to harvest. Haven’t we all wasted so much time this year, as we do every year?
Still, I thank you first and foremost for your praying for us and sharing our burden through another year. We would not have been able to help so many visitors that God sent us this year without your spiritual and financial support. In these difficult times, we owe it to every one of you to say a sincere phrase of thanks in person; but regretfully, I am only able to wish you a merry Christmas with written words. I do sincerely hope, however, that you will understand that our letters are far from lip service.
In the last week of our November term, we spent a special week with 12th graders from Vision Classical Christian School who had just finished taking their college entrance exams. After the term, from November 25 to December 10, InKyung and I flew to Argentina and the U.S.
We were invited by SeungHyuk and Yeari Lee, a Korean-Argentinian couple who had stayed with us for two years during their graduate studies in Korea 10 years ago. Two more people from Argentina visited us last year through the introduction of Pastor Deok-kyu Lee, who ministers a local church in Bariloche. Several more people had been to Korean L’Abri thanks to them. The Lees, who helped produce a Spanish translation of The L’Abri Statements, are now petitioning International L’Abri to open a branch in Argentina. So InKyung, on his way to the trustees’ meeting of International L’Abri, wanted to meet our potential future colleagues and what kind of Christian community might best fulfill the needs of their country.
Argentina is almost exactly on the opposite side of the Earth from Korea. As we sat in a cramped airplane for almost thirty hours (not counting transfer times), we were reminded of the six-week boat trip that the first generation of Korean-Argentinians endured back in 1965 when they immigrated to this country far, far away. Even today, South America is not a place that we can easily visit just because we want to.
Our trip turned out to be well worth the time and expense, as we enjoyed many opportunities to meet people and give lectures (thanks to Yeari’s excellent Spanish interpretation) in and around Buenos Aires. We met not only Argentinians but also young men and women from other Latin American countries who were studying in Argentina, as well as Koreans who have been living so far away from home for all these decades. Our usual set of lectures on the Christian worldview was received very well. The audience – much larger than we anticipated – told us that they had never encountered such topics before.
Many Christians in Argentina seemed to believe that the Bible was only useful as a guide to salvation, rather than as the Truth that explains and gives answers to every problem in the world. Nonetheless, the word for “worldview” in Spanish is cosmovision, a vision for the entire Cosmos. It sounds even grander than the English word “worldview”. I pray that our visit will open the eyes of young people in Argentina so that they may see all of universe with God’s eyes, walking with Him in every moment of their daily life.
Please pray for SeungHyuk and Yeari Lee, Pastor Deok-Kyu Lee, their families and all who share their vision. Coming from a small country with its own language and yet divided, I find it amazing that almost every country in Latin America uses the same language. As I witnessed young people from over a dozen countries worshipping God in a shared language, I think I also witnessed a small slice of Heaven. Next year, please broaden the scope of your prayers and remember the incredible opportunities for God’s work that this part of the world presents.
On our way back from Buenos Aires, InKyung attended the trustees’ meeting in Southborough, and I took some rest with my sister in Los Angeles. We have been home for a week now, but I’m still having a hard time recovering from jet lag. Perhaps the sudden transition from winter to summer and back to winter takes a toll on the body. Still, I thank Dr. SungJoo Hwang for helping us with the cost of this long trip, our friends and family in Argentina and L.A. for looking after us so well, and for everyone else for prayer and support.
Our next term will be from December 29 to January 30. We have a few special events this winter, for which more prayer is very much needed.
From January 11 to 15, we will read C.S. Lewis’s Mere Christianity out loud and discuss it with Mr. In-Young Jeong, who helped translate the study guide into Korean. Anyone who hasn’t had time to study Lewis yet, or who is having difficulty understanding his ideas and their relevance, is welcome to join us in our sessions. We are looking forward to a great week of lively discussions!
From January 28 to 30, we will co-host the School of Christian Worldview with the Christian Worldview Studies Association of Korea. The event takes place in the No. 3 Annex Building of the 100th Anniversary Memorial Church in Hapjeong-dong, Mapo-gu, Seoul. This is the first time since we moved to Yangyang fifteen years ago that we are organizing anything in the Big City, so we are both excited and anxious. Please join us for great lectures and discussion if you can!
No matter how much we plan, God is the one who fulfills His plans. Please pray that He will guide us not only in the aforementioned events but also in the daily life of L’Abri throughout the winter. We have received word that a number of foreign students attending Handong University will visit us for a few days at the beginning of the term. Please pray that God will send us those who can truly benefit from our work, and that we will serve them with the heart and mind of our Lord Jesus. Please pray that God will bless L’Abri with overflowing grace and wisdom, so that young people who come through our doors will have the power to discern good and evil in this murky world.
I cannot imagine how we could have endured the year without our missionaries in residence, JinSung and Sul-Ah Kim. They not only cooked for our guests but also helped us with maintenance, work duty, and counseling. Their three children, Ain, Rua, and Ian, have grown up a lot since I first met them. Children are an immeasurable blessing to a community such as ours. The Kims are planning to return to Canada next year to continue their missionary work, but will be staying with us while their visa applications are being processed.
ChungSeong is making new waves at L’Abri, not only with his hand-roasted coffee but also with his meals and guidance of young people with whose culture he is highly familiar. He is learning to become a better worker every day. Our three children are fine, too. One of our dogs, Haetnim, gave us five puppies last month. Our animal population seems to keep increasing, much to the joy of children and our guests.
Christmas is upon us again. As always, I feel sad that everyone seems to have forgotten the Son of God whose birthday they are so happy to celebrate. I hope that this coming year, we will become servants like Jesus did; laugh and cry with sinners – not only ourselves but also our families and neighbors – just like He did; and to kneel before God every day, as it is written in Philippians 2:5-11:
“Have this mind among yourselves, which is yours in Christ Jesus, who, though he was in the form of God, did not count equality with God a thing to be grasped, but emptied himself, by taking the form of a servant, being born in the likeness of men. And being found in human form, he humbled himself by becoming obedient to the point of death, even death on a cross. Therefore God has highly exalted him and bestowed on him the name that is above every name, so that at the name of Jesus every knee should bow, in heaven and on earth and under the earth, and every tongue confess that Jesus Christ is Lord, to the glory of God the Father.” (ESV)
Love,
KyungOk
Translated by Kijin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