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라브리 소식편지
존경하는 라브리 기도가족에게 드립니다.
지난 한달 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2014년 11월부터 라브리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진성 선교사라고 합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저와 아내(슬아), 그리고 세 아이(아인, 루아, 이안)는 라브리 공동체 안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유익한 배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순종의 삶이 무엇인지를 배우면서 그동안 교만하게 살아왔던 저의 생각들을 모두 내려놓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지난 6월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가물었던 시간이 꽤 오래 지속되었지요?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지독한 가뭄은 강바닥이 드러나도록 강물을 말려 버렸고, 농사 지어야할 땅을 쩍쩍 갈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농민들의 마음은 햇볕에 말라가는 농작물처럼 타들어가고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할 거라는 이야기는 국민들을 한숨 쉬게 만들었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월에 찾아온 메르스 공포는 온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였습니다. 때문에 6월 학기에는 메르스 공포로 라브리에 찾아오는 손님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방문을 주저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뭄이나 메르스 만큼이나 염려스러웠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라브리의 재정 문제였습니다. 바닥을 드러낸 라브리의 재정은 저희를 적지 않게 위축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기도 제목으로 시작된 6월 학기는 저희에게 중요한 교훈들을 남겨주었고, 믿음의 선교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온 나라가 혼란스러워지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행이나 바깥출입을 꺼리는 상황이었음에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라브리를 찾아와 매일 하루에 2차례씩 자신들의 체온과 건강을 체크하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내해 내면서, 인생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함께 기도하던 많은 젊은이들은 저희들에게 큰 도전을 주었습니다. 또한 전기세를 낼 수도 없을 정도로 부족했던 라브리의 재정 문제는 여기저기서 보내주시는 후원금을 통해서 감사기도의 제목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갈급했던 저희들의 삶에 때를 따라 은혜의 단비를 촉촉하게 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매주 월요일 기도시간마다 함께 감사기도를 드리던 그 시간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라브리에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에 유학 온 줄리아가 라브리에서 세례를 받았던 것은 줄리아뿐만 아니라 저희 모두에게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라브리에서 틈틈이 공부했지만, 세례에 앞서 세례 교육과 문답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채플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설교를 하였으며, 충성 간사는 피아노 반주를 해 주었으며, 인경 간사는 세례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예배 후에는 경옥 간사가 준비한 만찬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경 간사는 대학 다닐 때 공산 국가(북한, 중국, 러시아, 쿠바 등)에 가서 선교사로 일할 꿈을 꾸기도 했었는데, 시간이 흘러 러시아 등 이전 공산 국가에서 청년들이 라브리를 찾아오니 감회가 새롭다고 하셨습니다.
한 학기동안 헬퍼로 수고한 명인씨는 몸이 불편하고 날씨가 흐린 날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도 열심히 일하고 갔습니다. 수십 년간 쌓여온 라브리의 문서들을 스캔 작업도 하고,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차를 준비하거나, 라브리 영화감독 전인석 목사님과 함께 영화 토론 시간을 잘 진행해 주었습니다.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잘 듣는 슬기씨, 공동체에 관심이 있어 라브리를 방문한 성인씨, 짧은 시간이었지만 쉐퍼 전집을 다 읽고 찾아온 윤석씨는 못다 한 토론을 위해 여름 학기에 다시 옵니다. 잠시 있다간 진영씨, 지은씨, 그리고 수능을 준비하다가 잠시 쉬기 위해 방문한 진현씨가 생각납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언어학자로 일하는 한 데니스(Dennis)씨와 한동대에서 공부하는 그의 제자 요한(John)의 방문도 저희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군 제대 후 확실한 기독교 세계관을 확립하고자 찾아 온 영진씨는 시간이 부족하여 본인이 생각했던 시간 보다 일주일을 더 연장하며 아주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바른 신앙관과 고민하던 문제를 정리를 위해 찾아온 응급학과 의사 민우씨, 공부하다가 냇가에서 다슬기를 열심히 줍다 간 예희씨, 상희씨, 라브리 전경을 드론 카메라로 촬영하여 준 PD 대웅씨 부부, 한국에서 오스 기니스의 ‘트리니티 포럼’과 같은 사역을 하고 싶다는 법학박사 정우씨 등 많은 분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라브리 영화 감독이신 전인석 목사님과 장혜원 사모님은 6월 한 달 동안 정말 바쁘게 보내셨습니다. 장혜원 사모님이 한 달간 딸 채영이를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 케냐로 떠나시는 바람에, 목사님 혼자 아동센터를 돌보셔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 목사님을 돕기 위해 아동센터의 저녁 식사 준비를 일주일에 두 번씩 한 달 동안 책임졌습니다. 라브리의 바쁜 일정도 소화하면서 30명가량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린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연구하며 만들어보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헬퍼는(그러고 보니 이번 학기 헬퍼는 단 한명 이었군요), 오랜만에 자신의 입맛(어린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고 아주 행복해 하였습니다.
인경, 경옥 간사를 위해서 특별히 기도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아시겠지만 여름 학기는 정말 바쁘고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여러 손님들에게 맛있는 밥과 함께 영혼의 양식을 제공하며 쉴 틈 없이 바쁜 일정 소화해 내고 계신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두 주간의 휴식 기간에도 끊임없이 찾아와 갑자기 문을 두드리시는 손님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수많은 전화들로 인해 학기 때 못지않게 분주하게 사셨습니다. 특히 인경 간사는 지난 학기 중에 목을 너무 많이 쓰셔서 목감기 증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통원 치료를 받고 계시는데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충성 간사는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고 열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손님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정성스럽게 식탁을 준비하는 셰프이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라브리 가족을 위해 커피를 볶는 바리스타이기도 하고, 저를 도와 트리하우스 올라가는 길목에 헌 나무로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작은 정자를 만들고 있는 목수이기도 합니다. 또한 라브리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세심하게 보살피는 손님들의 좋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팔방미인 충성 간사는 라브리의 훌륭한 일꾼입니다. 뜨거운 여름을 신나게 보내고 있는 충성씨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7월이 되어 이곳 양양의 산과 바다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니 메르스의 공포는 이제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두 번째 여름 학기(7월 20일-8월 12일)에도 이미 많은 분들이 예약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라브리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분들을 보내주시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죽었던 영혼들이 살아나고, 상처 입고 방황하던 영혼들에게 회복의 역사가 나타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도가 아니면 저희는 이 사역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들도 이곳 라브리에서 여러분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시는 삶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2015년 7월 18일
라브리에서 김진성 드림
L'Abri Newsletter, July 2015
July 18, 2015
Dear L’Abri Praying Family,
I greet you with the Lord’s peace. This is JinSeong Kim, and I have been studying at L’Abri since last November with my wife Sul-Ah and our three children (Ain, Rua, and Ian). We are enjoying a fruitful time here – a time of learning what it is like to live by the guidance of the Holy Spirit day by day, moment by moment. It is also an opportunity to learn what it is to live a life of obedience, letting go of our arrogant thoughts.
Many things happened over the last month or two. The worst drought in decades scorched the river banks and cracked up the fields that should normally have been lush with crops. The sun burned up the hearts of farmers as well as what remained of the crops. Increasing food prices made everyone anxious.
Moreover, the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epidemic in June made the whole country tremble in fear. Here at L’Abri, we were also concerned that those who really need our help might hesitate to try community life because of the risk of disease. Financial hardship threatened us just as much as the weather and the virus did. However, we managed to wrap up our June term having learned some important lessons. Most of all, the situation reminded us of the true meaning of faith mission.
Despite the MERS scare, some brave souls still visited L’Abri and stayed with us at length. Despite the self-imposed inconvenience of having to check their temperature and general physical conditions twice a day, they talked, debated, and prayed about life’s questions. We were greatly challenged by these young people. In addition, right when we couldn’t pay our electric bill, people from all sorts of places sent us money out of the blue, turning our financial crisis into prayers of gratitude. I vividly remember our prayer meetings every Monday, giving thanks to the Lord who gave us the sweet rain of His Grace in our time of desperation.
There was a special event last term. Julia received her baptism at L’Abri. It was a graceful day not only for her but for all of us. She had studied with us on multiple occasions during the last year, but in preparation for the ceremony she studied especially about baptism and catechism. I carefully prepared the chapel and gave a sermon; ChunSeong played the piano; InKyung conducted the ceremony; and KyungOk prepared a feast for everyone. We all had a wonderful time. InKyung says that a long time ago, when he was in college, he dreamt of going to Communist countries such as North Korea and China as a missionary. Now that people from formerly Communist regimes have come to L’Abri, he feels amazed and honored.
Our helper, MyeongIn, worked hard despite his physical challenges, especially when the weather aggravated his conditions. He helped us digitize documents that had been stacked up for decades, and prepared warm tea for guests. He also led our film discussions with the director, Mr. InSeok Jeon. Among the guests were Seul-Gi, who knows how to listen to others quietly and carefully; SeongIn, who is interested in Christian communities; and YunSeok, who’ve read all the books of Schaeffer and is coming back next term for more discussion. I also remember those who visited us briefly: JinYeong and JiEun, and last but not least, our former helper JinHyeon, who came to rest a bit while preparing for his college entrance exam. It was also great pleasure to meet Dennis, an American linguist working in Afghanistan, and his student John, who is studying in Handong University.
YeongJin came to L’Abri after being discharged from military service, wishing to establish solid foundations for a Christian worldview. He studied very hard, even extending his stay by another week. MinWoo, an ER doctor, visited to collect his thoughts on true faith and some other issues. YeHee and SangHee enjoyed picking snails in the nearby stream while studying at L’Abri. We have also met DaeWoong, a TV director, and his wife NamHee. DaeWoong showed us a panoramic view of L’Abri with his drone camera. JeongWoo, a doctor of laws, has ambitions to do missionary work like Os Guinness’s Trinity Forum. We have been very happy to be with all these people.
Our film director InSeok and his wife HyeWon spent a very busy month. The pastor had to take care of the Community Children’s Center by himself while HyeWon travelled to Kenya to meet their daughter ChaeYeong. In order to help him out, I went to the Children’s Center to cook supper twice a week for the month. It was not easy to prepare meals for thirty children in addition to L’Abri’s own busy schedule. Still, I had fun, and I learned a lot about cooking food that would delight the picky taste buds of children. A certain helper (actually, we only had one helper this term) was very happy to have food that suited his admittedly childish palate.
Please pray especially for InKyung and KyungOk. As you are well aware of, summer terms here in Yangyang are hectic and physically demanding. Please pray for their health as they prepare delicious physical as well as spiritual food for our guests, without any chance for rest. Even during the two-week break, we received so many calls and an endless queue of guests, who often arrived unannounced. The supposed break turned out to be a continuation of our last term. Because of the incessant need to speak with people, InKyung continues to suffer from a sore throat despite long medical treatment.
ChungSeong is spending the heated summer with an ardent passion. As a chef, he wholeheartedly prepares meals for our guests; as a barista, he splits his busy schedule to roast coffee beans for the L’Abri family; and as a carpenter, he’s been building a small pavilion together with me. We are using old pieces of leftover wood to build a small resting place for people on the way to the tree house. ChungSeong is also an attentive friend to our guests. He is an excellent workman and a well-rounded person. Please pray for his health during the summer.
In the blink of an eye, the tourist season has come. The increasing number of visitors to Yangyang’s mountains and beaches shows that the MERS scare is gradually fading away from people’s hearts. Many people have already registered for our second summer term (July 20 to August 12). Please pray that God will send us those who truly need our help. Please pray that lifeless souls will be born again, and that the hurt and wandering will find strength and recovery. Without your prayer, we cannot bear to perform this mission. We at L’Abri also pray that you will live a life full of grace and peace.
Yours,
JinSeong Kim
Translated by Haejin 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