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라브리 소식편지

안녕하세요? 벌써 2014년의 마지막 달이 되었네요. 사연이 많은 청년들과 하루하루 씨름하다 보니 지난 365일이 마치 차창 밖으로 휙 지나듯 가버린 듯합니다. 즐거운 날도 많았고 가슴이 미어지는 날도 많았는데, 뒤돌아 본 한 해의 인생은 마치 한 손에 쥐어질 듯 작아 보입니다. 천 년이 하루 같고 하루도 천년 같다고 하시는 하나님도 저처럼 느끼시는지 궁금하네요.

지난번 편지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저희는 역동성 넘치는 가을을 보냈습니다. 첫째로는,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과 함께 지낸 것입니다. 막 대학수능시험을 본 소명고등학교의 고등학생들로부터 60이 넘은 노부부까지, 특히 한동대 코델 슐튼 교수님 부부와 함께 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학생들은 이미 머물고 있던 미국인 오드리와 한국 학생들과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가을에만 러시아에서 온 줄리아와 한국 학생들을 포함하면 6개국 청년들이 길게 혹은 짧게, 한 가족으로 머물다 갔습니다.

둘째로는, 김진성, 김슬아 목사 부부와 아인(7), 루아(6), 이안(2) 가족의 도착을 꼽을 수 있는데요. 고양이와 함께 노는 아이들의 모습과 공기를 가르고 전해오는 아이들의 환호성과 웃음소리는 공동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아인이와 루아는 이곳의 유치원에 다니며 적응을 잘하고 재미있어 하고요. 이안이는 의자를 밀고 다니며 어디든 딛고 올라가는 신세계에 재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세 아이들이 이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신나게 지내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캐나다에서 원주민 선교를 하다가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들어온 이 부부와 함께 하며, 저희는 동료도 생기고 일의 부담도 나누어 지게되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진성 목사는 지난 1년간 집 짓는 일을 배웠기 때문에 저희 남편의 집 관리 짐을 크게 덜어 주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별채의 노후수도관이 터지면서 뜻하지 않게 큰 공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별채로 가는 모든 수도관을 새로 깔고 1,2층의 부엌과 화장실을 새로 단장하는 등, 이 일을 위해 김영훈 목사의 헌신적인 수고가 있었습니다. 김영훈 목사는 신학교를 들어가지 전에 라브리를 다녀가신 분인데, 한 영혼의 중요성도 잘 아시는 분이지만 부친의 영향으로 설비, 타일 등 집수리에 필요한 일들을 골고루 배우신 분입니다. 수도관을 묻느라 땅도 파고 일을 같이 한 진현씨와 학생들의 수고로 이제 별채가 가장 안전한 수도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이 안 나와 큰 고생을 한 모두리 집사(2층)에게도 큰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넷째로는, 친정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지 한 달 후에 시아버지(성인경 간사의 부친)께서 간암말기 판정을 받으셔서 온 가족이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원치 않게 연달아 겪고 있는 가족의 병고에 ‘병과 악의 문제’를 절실하게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아버님은 굉장히 건강하셨으며 특히 지난 몇 년 동안은 편찮으신 어머니를 극진히 돌보아 오셨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제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주신 것처럼, 저희 시아버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지만, 이후로 아버님의 삶이 십자가의 능력으로 이전보다 더욱 확고해 지시도록, 그리고 아버님을 돌보시는 어머님의 건강과 그 생각과 마음을 주님의 평강 가운데 지키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현재 라브리는 겨울 손님을 맞기 전에 집의 이곳저곳을 고치고 손보느라 바쁩니다. 고영진 집사님이 일없는 겨울을 이용해 라브리를 돌보아주시기 위해 다시 오셨고, 김진성 목사와 제 남편이 그 옆에서 돕고 있습니다. 바람에 날아간 지붕 처마를 고치는 오늘따라 많이 춥네요.

이제 성탄절이 오면 저희는 조촐한 성탄축하 잔치를 시작으로 겨울 학기를 열려고 합니다. 기독교는 재미없고 우리의 자유를 속박한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왕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진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잔치를 위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줄리아가 가을에 이어 겨울에 다시 옵니다. 예수님을 믿고 기독교의 기초를 다지고자 하는 줄리아를 위해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그 밖에도 미국에서 온 원어민 교사 두 명이 다녀갈 예정이며, 영어 학원 원장도 한 분 다녀갈 예정이라, 교사와 원장, 그리고 학생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매우 궁금합니다. 언제나처럼, 라브리에게 꼭 와야 할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보내 주시고 또한 저희들이 잘 도울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번 겨울에는 눈, 비가 많을 예정이랍니다. 지난 봄에 왔던 큰 눈 (150cm) 속에서도 저희를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이번 겨울에도 두 손으로 라브리를 보호해주시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겨울 철에 오가는 많은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벽난로를 때는 등 아무리 아껴도 난방비가 많이 듭니다. 재정이 어렵지 않도록 필요한 만큼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도록 여러분의 기도에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세계관학교가 겨울 학기 내내 진행됩니다. 공부와 삶이 하나가 되도록 하기 위해, 특정기간에만 학교를 열지 않고 개방기간 전체를 학교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이번 겨울에도 죽었던 영혼이 살아나고 방황하던 영혼이 제 자리를 찾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예수님을 믿기는 하였으나 자신의 옛 습관과 옛 사고방식을 바꿀 노력을 하기가 힘든, 의지가 약한 청년들을 위해 힘써 기도해 주십시오. 라브리에 오래 머문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변화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의 기도가 더욱 절실합니다.

한 해 동안 여러분의 기도의 동역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또 그 분의 나라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면 기도를 할 수가 없잖아요?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여러분의 기도가 이 땅에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역사를 보는데 큰 힘이 됩니다. 2015년 내년에도 저희와 함께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수고와 영광을 누리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기도 뿐 아니라 삶 속에서도 예수 믿는 사람의 진가(眞價)가 드러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4년을 보내며, 12월 12일

양양에서 박경옥 올림

L'Abri Newsletter, December 2014

December 12, 2014

Dear L’Abri praying Family,

One day, I wake up to find that another year is almost over. I have hardly felt the passage of time; days have blurred into weeks and months in our struggle to help, or at least make sense of, the endless stream of people that God has sent us. There have been happy days as well as terrible days, but all of them look so small and insignificant as we look back from the edge of a new year. I wonder if God feels the same way. Didn’t He say that a thousand years is like a day to Him and vice versa?

As I wrote in my last letter, we’ve had an exciting autumn. People of all ages from various countries have graced us with a visit, from high school students who had just finished their college entrance exams, to a gentle couple in their 60s. Professor Cordell Schulten of Handong University brought us his students from Cambodia, Bangladesh, and Nepal; and we also welcomed Audrey, an English teacher from America, and Julia, a student from Russia. Together with our usual Korean guests, that means six nations have been part of our extended family at one point or another!

We also welcomed Pastor and Mrs. JinSung and Sul-Ah Kim to our community with their children Ain (7), Rua (6), and Ian (2). The laughter of the children as they explore the house and play with our cats brings new life to L’Abri, a taste of the Heaven that belongs to them. The girls are having a lot of fun at the local kindergarten, while Ian is busy pushing chairs around to reach hitherto unexplored shelves and closets. Please pray that the Kims’ three children will be safe, healthy, and happy at L’Abri. JinSung is on sabbatical from his missionary work among the indigenous peoples of Canada, and we are grateful to have a young couple with whom to share the burdens of our work. JinSung is especially skilled at building maintenance, having worked in construction. He is very helpful to InKyung around the house.

Meanwhile, a burst pipe prompted us to start fixing the old gas station, a task that we had put off for quite some time. We laid new pipes throughout, and also renovated the kitchen and bathroom. Pastor YoungHoon Kim, who has just as much experience (if not more) in physical plumbing as he does in the spiritual counterpart, helped us very much, as did JinHyeon, our helper, and several others who stayed with us through the autumn. Thanks to their work, Du-Ri who rents the upper floor of the old gas station now has hot water all day long.

Please pray urgently for InKyung’s father, Pil-Bang Sung. Barely a month after my mother succumbed to cancer, InKyung’s father was diagnosed with terminal liver cancer. The unexpected series of illnesses in the family reminds us urgently of the problem of evil in this world. My father-in-law, even at 84, has been remarkably healthy until recently; he has been nursing InKyung’s mother for years, and none of us expected him to be the first to depart. Please pray for him just as you had prayed for my mother. Please pray that the power of the Cross will give him strength and unwavering faith in his final days, and that my mother-in-law, who now has to nurse him in return, will find strength in the Lord’s peace.

We are currently busy wrapping up the maintenance work in time for the winter term. Mr. Ko, a carpenter who has helped us much over the last couple of years, has come back to help us fix what needs fixing before it gets too cold. JinSung and InKyung are assisting him. A section of the eaves fell from the roof a few days ago because of high winds; as I write this letter, the men are putting it back on despite even colder winds today.

We plan to open the winter term with a modest Christmas party. We hope to show young people, who so often think of Christianity as boring and restrictive, how fun it can really be to celebrate the birth of our King. Please pray that we may do this with wisdom. Please pray for Julia, a foreign student who will return to L’Abri this winter in search of a better understanding of the foundations of Christianity. We are also expecting a few English teachers from America, as well as the principal of an English academy. I’m anxious to see what kinds of discussions we’ll be able to have with a principal, teachers, and students all in the same house. As usual, please pray that God will send us people who can benefit the most from their stay at L’Abri, and that we will be able to help them effectively.

According to the weatherman, it will be a rather wet winter this year in Yangyang. Please pray that the same God who protected us from 150cm (5 ft) of snow last winter will also keep us safe and sound throughout the storms and blizzards. Please pray for the safety of all who come and go upon the icy roads, and for the cost of heating.

This winter term will be designated as a School of Christian Worldview. Instead of running a separate conference for the SCW, we will incorporate the curriculum into the regular term so that study and life can become one. Please pray for dying souls to gain new life, for wandering souls to find a home, and for young Christians who have yet to cast aside their old habits and thoughts to find their strength of will at L’Abri. Merely staying here does not change people; your prayers do.

I thank you again for the prayer and fellowship that you have shared with us this year. Nothing in this world equals the worth of you who know God and His Kingdom; your prayers help make history every day, bringing God’s Kingdom closer every day, even as the days blur into years. So we dare ask you to stay with us another year, work with us, pray with us, and partake with us in God’s glory. May the power of faith be revealed, both in your prayers and in your daily lives.

With love,

KyungOk

Translated by Kijin Sung